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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이야기

피아노를 잘 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

by 제크방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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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피아노를 가르치다보면 가끔 받는 질문이 있다. "얼마나 배우면 피아노를 잘 칠 수 있나요?" 나의 대답은 "최소 8년쯤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질문 한 사람은 놀란다. "그렇게나 오래 걸리는건가요?" 

 

 

피아노라는 악기는 건반을 누르기만 하면 바로 그 음정이 나온다. 그래서 접근성이 쉽다. 배우기에 쉽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우리나라에선 80-90년대는 피아노 학원이 엄청난 붐이 일었다. 음악을 배우는데 있어 피아노가 가장 베이스가 되는 악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그게 가장 쉬운 악기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피아노는 어렵다. 악보도 두줄 악보를 읽는다. 높은음 자리표와 낮은음 자리표, 그리고 오른손과 왼손을 사용한다. 단선율도 아니고 화성으로 연주한다. 심지어 페달도 사용한다. 피아노를 어느정도 배워도 페달을 밟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열심히 배우고 연습을 했을때에야 흔히 말하는 교회에서 반주 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나온다. 

 

 

"우리 아이가 교회에서 반주정도 했으면 좋겠어요." 아.. 교회 반주라..! 

교회 반주라함은 혼자 솔로로 연주하는게 아닌 남이 노래를 부르는데 (혹은 합창을 하는데) 피아노가 같이 연주하는 것이다. 그렇다는것은 피아노 연주자는 기본적으로 박자가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아야 하고, 절대 연주 도중 멈추어서도 안된다. 즉, 노래 부르는 사람이 편안하게 부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노래하는 입장에서 그런 반주자를 원하지 버벅거리고 악보읽다가 멈추고 하는 반주자를 원할까? 그만큼 피아노는 배우이가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악기인 것이다. 

 

 

그렇기에 피아노를 배우는 과정중에 있다면 연습에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악기는 연습량에 비롯해서 실력이 나온다. 정말 간혹 천재가 있다. 그런 사람은 진짜 전공의 길로 가야 하고 전문연주자의 길로 가야 한다. 그런 경우를 제외하곤 취미 생활을 하더라도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한다. 

 

예체능은 배워야 한다. 절대 독학으로 배울 수 없다. (물론 독학으로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게 온전한 방법은 아니다. 선생님으로부터 즉각적인 피드백과 미묘한 차이의 감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예체능하려면 돈이 많이든다고 하는 것이다. 부정하지 않겠다. 그래서 아이가 중학교에 가면서 예체능 교육을 멈추는 이유인것 같다. 학교 공부를 해야 하니깐 공부에 관련된 사교육의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때부턴 예체능 교육은 엄두도 안낸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어서, 혹은 취업을 해서 다시금 피아노가 배우고 싶다. 그땐 한곡 완성이 목표가 되어서 피아노 앞에 다시 앉는다. 그렇지만 피아노를 잘 치기에는 이미 시기적으로 늦었다. 손은 굳었고, 연습시간은 없다. 그래서 그냥 학원에 가고 배우는것에 대한 의미만 부여한다. 이게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배움에도 때가 있다라는것을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현재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면 꾸준히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공부와 마찬가지로 엉덩이 싸움이다. 내가 얼마만큼 악보를 많이 읽고 손가락을 연습하는지에 따라 실력이 늘어난다. 피아노라는 악기는 굉장히 예민하다. 연주는 귀로 하는 것이다. 손으로 건반을 누르고 그 반응으로 해머가 현을 때리고 울리는 소리를 예민하게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온전히 피아노를 치는 것이다. 건반만 쳤으니 나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래서 더욱 어려운 것이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자. 연습 방법에도 수십가지, 수백까지가 있다. 이런것들 하나하나가 쌓여서 내공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대 일 레슨이 좋다. 온전히 그런 방법들에 대해 전수 받을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내 또래, 혹은 나와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의 연주를 많이 보고 듣는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훨씬 빨리 귀가 트일것이고, 나의 부족한 점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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